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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愛

2021 VOL.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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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예술과 바다가
함께하는 도시, 부산

트래블

가을 단풍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올해의 마지막 여행지로 부산을 찾았다.
그 어느 곳보다도 예술을 사랑하는 도시 부산.
아직도 따스함을 잃지 않은 바닷가와 그 풍경이 부산을 찾은 이들을 반겨주었다.

12월,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 대신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온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옷 매무새를 다듬고 시간을 확인하며 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제법 이른 시간이지만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윽고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어 창가에 앉아 음악을 틀고, 눈을 감은 채 잠깐 달아났던 잠을 다시 청한다.

어느새 종착역인 부산역에 도착했다. 자리에 풀어놓았던 짐을 다시 챙겨 내릴 준비를 한다. 햇볕이 따스한 점심. 부산역에 내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미술관과 예술관들이 자리잡은 해운대구 우동으로 향했다.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은 2007년 설립된 (재)고은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신예부터 베테랑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365일 무료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침 이곳을 찾았을 때는 강운구 작가의 <사람의 그때>를 볼 수 있었다.

<사람의 그때>는 5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강운구 작가가 바라본 154명의 문인들과 화가들의 모습을 담은 163점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질감의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작품에는 왠지 모를 힘이 있었다. 인물들의 감정과 그 당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에서, 강운구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렌즈에 그들의 모습이 맺혀졌을 그때를 상상하며, 사진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쩌면 무엇인가를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은, 그때 그것을 보는 나의 모습을 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시립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을 나서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부산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품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194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볼탕스키는 이번 전시의 제목을 4.4로 정했다. 그가 태어난 해인 1944년을 의미함과 동시에 인생을 4단계로 나누었을 때 자신은 4단계에 있다(4/4)는 의미다. 올해 77세가 된 그는 공교롭게도 이번 전시를 준비하다 생을 마감했다. 전시의 제목처럼, 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시가 된 것이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는 볼탕스키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43점으로 구성됐다. 전시의 제목처럼 44점의 작품을 전시하려고 했지만,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1점은 끝내 전시되지 못했다. 매 작품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루었던 만큼 그의 마지막 전시, 마지막 작품은 볼탕스키라는 사람의 삶의 의미로 장식됐다.

뮤지엄 DAH

이어서 찾은 곳은 뮤지엄 DAH. 뮤지엄 DAH는 미디어 아트를 전시하는 곳으로, <SUPER NATURE>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시는 올해 환경의 날 주제인 ‘생물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환경단체 부산환경공단과 WWF, 대자연과 함께 환경 운동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환경 문제에 대해 자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장 곳곳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 자연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찾아가도 좋을 전시였다.

국제갤러리

네 번째로 찾은 곳, 국제갤러리는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 동안 와이어를 생산하던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한 'F1963'에 자리잡고 있었다. 2016년, 완공 50년이 넘은 건물을 재생건축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 공간에서 <아가씨>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명작을 남긴 박찬욱 감독의 사진전 <너의 표정(Your Faces)>을 감상할 수 있었다. 스토리텔링의 대가가 바라보는 시각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로, “그게 무엇이든 그것의 눈동자를 찾아내 눈을 맞춘다”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이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부산의 자갈치 시장을 찾아 조금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노을을 마주하며 찬찬히 산책하는 배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부두에 걸터앉아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며, 또 다시 나를 찾아올 1년을 생각했다.

트래블 아름다운 예술과 바다가 함께하는 도시, 부산 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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